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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바람꽃 -시인 임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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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4-09 09:48:14
  • 수정 2023-04-09 11: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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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녹은 잔설이 드문드문 숨어있는

백두고원 수목한계선 넘어

흰옷 입고 몸을 낮춘 조선바람꽃

너른 고원 등성이 짧은 햇살 속

냉기 품은 바람도 끌어안았다

아직 그 무엇도 담아본 적 없는

지치지 않아 더 맑아진 기다림의 눈빛 

지난 시간 계절풍이 할퀴고 지나간

점도 낮아 푸석한 화산토 아래

그래도 단단하게 뿌리 내렸다

바람의 정체성은 바람을 견디는 것

견디고 견디어서 마침내 극복하는 것

녹슬어 무디어진 철조망 걷어내고 

단절된 역사의 혈맥 다시 잇는

끈질긴 한민족의 간절한 염원들이

따스한 햇살 아래 나란히 모여들어

통일의 신바람꽃 피우고 있다

 

 

[시작노트]

백두산과 바람과 바람꽃...바람꽃을 중의적으로 노래하였다.

바람(風)과 바람(望) 그 경계 지점에 순결한 조선바람꽃이 핀다.

바람(風)을 견디었으니 민족의 바람(望)은 꼭 이루어지리라.

 

 

[임애월 시인 약력]

1998년 《한국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것들은 강 건너에 있다』 등 5권

한국시학상, 전영택문학상, 경기펜문학 대상 등 수상

《한국시학》 편잡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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