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모여든
강물 끝
그대 마음 옮겨 앉힌 듯
화엄의 바다 염포하구언
지적도에도 없는
푸른 섬 하나
동동 떠 있다
들녘의 빈 땅을 찾아다니는
봄비, 봄비는
느낌표를 개화시키는 요정일까
정읍댁의 파밭은
약속의 땅인가
느낌표란 느낌표 다 개화시켰다
[시작노트]
창 밖에 봄비 내린다. 봄비 내리자 다이어트 하던 뒤안 동천이 어둡게 몸피를 부풀려 다이어트 중단을 선언하며 흐른다. 샛강이 되어 갈대밭을 지나 화엄의 바다를 흘러드는 염포하구언 청동오리떼 지적도에도 없는 섬이 되어 자맥질한다.
봄비, 봄비는 빈 땅을 찾아다니며 성수이듯 뿌려 대고 고수부지 정읍댁 파밭은 약속의 땅인가 세상의 감탄사란 감탄사 다 불러들여 개화시킨다.‘
시를 사랑하는 독자의 마음도 다 개화시킬 시 한 편 쓰고 싶은데 마음뿐이다.
[조남훈 시인 약력]
충북음성 출생, 1962 충청일보 작품발표
1964 <잉여촌> 시동인. 2009 창릉문학상, 남도문학상 수상.
2016 울산 북구 문학 고문, 2019 <동해남부시> 시동인.
시집; ‘미시령을 넘으며’ ‘자정의 불빛’ 등 6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