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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시인 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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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3-20 05: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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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참 징그럽다 그지.

벌써 죽어서

죽어 썩어서 문드러지고 

잊혀졌던 것들까지

저렇게 다시 살아나 

꿈틀거리며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아라.

그렇게 산천이 다시 살아나

푸른 풀잎으로

푸른 나뭇잎으로 

때로는 줄기로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아라.

어디 그 뿐이랴,

밤새 온몸 신열로 들뜨게 하던 

그녀의 입술 같은

진달래 꽃잎도

오늘 아침에는 피었나니

봄은 참 징그럽다 그지.

 

〔시작노트〕 

 긴 터널을 지나 이젠 봄이다.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이 되살아나고 새 생명의 환희를 구가하는 봄이다. 어느 시인은 피어있는 꽃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노래했다. 그런데 이 지상에 찾아온 봄이라는 계절, 조용히 바라보면 징그럽기까지 하다. 잔인하다고 노래한 시인도 있지만….

 

〔변종환 시인 약력〕  

 1967년 출판사 기획시집 『水平線 너머』(親學社) 상재. 문예지 『자유문학』『문예연구』『문학예술』 등 작품활동. 현) 부산진구문화예술인협의회 회장, 한국바다문학회 회장, 한국현대문학작가연대 부이사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 부산문인협회 제16대 회장, 부산시인협회 제10대 회장, 부산예총 감사, 한국문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 이사, 부산예총 감사 등 역임 * 시집 『우리 어촌계장 박씨』 『풀잎의 잠』 『풀잎의 고요』, 『송천리에서 쓴 편지』, 『겨울 운주사에서』 등 7권 * 산문집 『餘滴』 등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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