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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제외 상장사 영업이익 마이너스··1년만에 실적 '폭망'
  • 최원영 기자
  • 등록 2019-04-04 03:37:16
  • 수정 2019-04-05 18: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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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삼성전자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기업들중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영업실적이 허약하다는 반증이다.

3일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법인 540개사의 연결재무제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894조6674억원으로 2017년보다 86조478억원(4.76%) 증가했다. 영업이익(157조6863억원)은 전년보다 5101억원(0.32%) 늘어 간신히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순이익(107조9573억원)은 7조7814억원(-6.72%) 감소했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법인세 인상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2017년 세법을 개정해 과세표준 30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적용되는 최고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다. 지난해부터 새 규정이 적용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세 부담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40개 상장사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 총합은 44조6742억원으로 전년(41조8802억원)보다 6.7%가량 증가했다.
실적 악화는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주력 업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자동차·조선업체들이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44개사)은 지난해 영업이익(6조7597억원)이 1년 전보다 13.99%(1조993억원)가량 줄었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2조4222억원)은 1년 전보다 47.05% 감소했다. 가장 많은 영업손실을 낸 상장사 1~2위에는 해운·조선 업체들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상선이 5587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그 뒤를 삼성중공업(-4093억원)이 이었다.
삼성 등 특정 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빼고 나머지 539개 회사만 집계할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98조7996억원)과 순이익(63조6124억원)은 1년 전보다 각각 -4.57%(4조7315억원), -13.51%(9조 9514억원)씩 감소했다. '반도체 양대 공룡'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합은 79조7305억원으로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50.7%)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면서 양대 공룡의 영업 실적도 둔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8.0%, 5.7%, 20.9%에 달했으나 4분기에는 -28.7%로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5일)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 증가율이 작년 3분기까지 매번 70%가 넘었으나 4분기 들어 -0.8%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8.3%)부터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3월(-16.6%)까지 넉 달 연속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우리 기업들의 성장세가 1년만에 크게 둔화된데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17년 코스피 상장법인(533개사)들은 전년 대비 매출액 9.96%, 영업이익 28.17%, 순이익 40.12% 성장을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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