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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시인 이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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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3-05 19: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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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로운 미소를 가득 머금고

보름달처럼 둥근 배를 고이 받쳐 들고

흉한 꼴을 볼세라

사나운 말을 들을세라

미물을 밟을세라

땅이 꺼질세라 조심조심

그녀가 문을 나서면 

골목이 환하다

고귀한 생명의 빛이다

모정은 위대한 사랑인 것을

그녀를 만나면 저절로 공손해진다

 

[시작노트]

 사는 게 힘들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없다고 한다. 가난한 시절에도 성인이 되면 결혼하고 아이 낳고 잘 살았는데 이제는 아예 결혼도 하지 않는 미혼주의자들이 많다. 결혼을 해도 자녀 갖기를 꺼려하는 부부들이 많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임산부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세상이다. 골목을 걸어가는 만삭의 여인을 보았을 때 신비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생명의 빛이 감도는 진정한 미인이었다. 

 

[이하재 시인 약력]

2018년 〱시사문단〉, 〱월간시〉 시 등단. 2019년 〱한국산문〉 수필 등단

2022년 시집 『허공에 그린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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