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의 그날에도
살은 듯 푸르렀단다
山戰水戰 견뎌냈던
마른 뼈로 서 있지만
당신도
자연의 법칙엔
예외가 아니었다
오장원의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아내듯
영혼이 떠난 몸을
허허실실 남겨 둔
당신의 마지막 미소
유언보다 무겁다
[ 시작 노트 ]
소년 시절 동네 어구의 노송은 말 없지만 여유롭고 간섭하지 않으며 늘 하늘 하고만 대화하는 외경스런 대상이었다. 난 때때로 기대어 소원 빌 듯 이런저런 말을 하였는데, 내 등을 받쳐 준 그 노송은 비 오는 날 우산이었고, 더운 여름날 그늘을 준 자상한 노인이었다. 지난번 고향에 갔을 때 죽고 나무는 가지도 없는 반쪽의 빈 몸뚱이로 날 맞았다. 마치 날 기다린 듯, 바르게 살았나 물어보는 듯하였다.
[ 이해우(Jason Lee) 시인 약력 ]
2021 한국 문화 센터 시조 콘테스트 2등
2020 모산 문학상 대상 수상.
2018 <나래시조> 신인상 등단.
2006 미주 중앙 신인문학상 수상 (단편소설)
시집: 혹등고래의 노래
시집(eBook): <월하시인> <짝사랑> <아름다운 여행> <개똥철학> <점화(點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