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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헤지펀드 엘리엇에 완승
  • 최원영 기자
  • 등록 2019-03-22 19:20:37
  • 수정 2019-10-23 10: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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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현 현대차수석부회장 입사 20년만에 대표이사 선임 본격적인 책임경영 체제 구축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완승을 거두었다. 이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20년만에 현대차 대표이사에 오르는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까지 맡으면서 본격적인 '책임경영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측 안건을 모두 최종 처리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 됐다. 이사회는 주총이 끝난 뒤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그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2005년~2009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기아차를 이끈 뒤 가장 큰 변화다. 현대차 대표이사는 기존 정몽구 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울산공장장) 등 3명에 이어 정 수석부회장까지 4명(각자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22일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 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브라이언 존스 신임 사외이사(오른쪽)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카를 토마스 노이만 전 오펠 최고경영자와 실시간 소통을 위해 노르웨이 현지를 영상으로 연결해 이사회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 현대모비스]
22일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 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브라이언 존스 신임 사외이사(오른쪽)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카를 토마스 노이만 전 오펠 최고경영자와 실시간 소통을 위해 노르웨이 현지를 영상으로 연결해 이사회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도 이날 오전 서울 역삼동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제42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견제를 이겨내고 모든 안건에 대해 원안대로 가결했다. 엘리엇은 이날 현대자동차에 이어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표결에서 지면서 '완패'했다.  현대모비스는 이사회를 통해 정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현대모비스는 정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박정국 사장 등 3명이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구성했다. 1999년 구매담당 이사로 현대차에 첫발을 디딘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 경영을 도맡게 됐다.
그는 특히 수석부회장에 오른 지난해 9월부터 현대차그룹을 진두지휘 하면서 여러 혁신 활동을 이끌어냈다. 자율주행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첨단기술이 융합된 이동수단) 혁신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 업체 미고,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 업체인 그랩,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 인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올라 등과 전략적 투자 및 동맹을 맺어왔다.
현대차그룹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손잡는 등 광폭 행보를 펼치는 것은 소극적이었던 과거와는 180도 다른 움직임이다. 이와 함께 완전 자율 복장 제도를 도입하고 사내 방송에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넥쏘를 타고 등장하는 등 보수적인 그룹 문화를 바꾸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주총에서 이사회가 제시한 보통주 주당 4000원, 우선주 4050원과 엘리엇이 주주제안으로 요구한 주당 보통주 2만6399원, 우선주 2만6449원을 놓고 표결이 진행됐으나 현대모비스 측의 의안에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69%가 찬성해 회사측 제시안대로 가결됐다. 엘리엇측 제안 찬성은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11.0%에 그쳐 부결됐다.
이사 수를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엘리엇 제안 정관변경안도 21.1% 찬성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다만 엘리엇이 제안한 이사보수위원회 및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안건은 현대모비스 이사회 측도 동의하는 안건으로 통과 요건을 충족해 가결됐다.
사외이사로는 전기차 스타트업 에빌 로즈시티의 칼 토마스 노이만와 투자업계 전문가 브라이언 존스가 선임됐다. 이사 수를 늘리는 안건이 부결됐기 때문에 2명의 사외이사만 신규 선임했다.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 2명은 각각 19.2%, 20.6% 찬성으로 절반도 넘지 못했고, 득표수도 이사회 추천 후보보다 낮았다.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선 별 다른 이견이 없었다. 현대모비스는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박정국 사장과 배형근 부사장(CFO)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충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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