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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시인 김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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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2-05 0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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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동자는

원시의 바다였다

너울 잠재우며 다독거리다가 

바람을 끌어당겨 

자줏빛 울음 터트렸나

메마른 창가에 잠시 머물다 

보르네오 푸른 바다를 꿈꾸며 

떨어지는 눈물 삼켰지

내일은 또 어느 발길에 차여

눈물 그렁그렁할지

사월의 나뭇가지에 부딪혀

산산이 흩어지는 

태풍의 눈을 붙잡지 말아라

검푸른 파도를 탄 

너의 눈동자 

그 모습 그대로 받아줄게

바닷가 꽃그늘에 

한바탕 

노을빛 파도가 출렁인다

 

 

<시작노트>

살면서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되지만 투명함은 순수이며 자신을 증명하는 수단이다. 슬픔과 기쁨을 나타내기 위한 눈물에 익숙하지만 삶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자목련은 이국에서 온 꽃으로 이색적인 기질로 친숙한 꽃이다. 그러나 삶을 들여다보면 불굴의 개척정신을 나타내는 굳건함이 엿보인다. 파도를 타고 와 뿌리내린 그 모습에서 강한 의지를 읽으며 내일의 태양을 그린다. 

 

 

 [김해빈 시인 약력]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2010).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NGO신문 신춘문예운영위원 한국현대시작품상, 푸른시학상, 박종화문학상 등 수상 

시집: 『새에 갇히다』 『원은 시작과 끝이다』 『저녁을 하역하다』 『욱신거리는 계절』 『1인치 나사를 조이고』 『열아홉 번째 응접실을 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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