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설주에
걸어둔
너의 얼굴을
토방머리
놋그릇처럼
닦아보다가
북채 잡고
아가미를
두들겼더니
눈웃음 잔잔한
연둣빛
추억들이
구름머리
미인처럼
떠오를 줄이야.
<시작노트>
동서양을 막론하고 달이 미인 이미지인 것은 함께 동의하는 바다. 어느 날 고향집 문설주에 걸린 달을 보며 참 곱다는 생각을 했다. 저걸 한번 토방머리 놋그릇처럼 닦아볼까를 요량하다가 징채 잡고 아랫배를 두둘겼다. 그제서야 눈웃음 잔잔한 연둣빛 추억들이 구름머리 미인처럼 떠올랐고 내 가슴에 들어온 달이 요동을 쳤다. 자못 감격스러웠고 한편의 시로 다듬고 말았다.
[김 종 시인 약력]
197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장미원』,『밑불』,『배중손 생각』,『그대에게 가는 연습』, 『간절한 대륙』, 『독도 우체통』 등 13권
민족시가대상, 광주시민대상, 한국펜문학상, 한국가사문학대상, 백호임제문 학상본상, 광주문화예술상 박용철문학상 등 다수 수상.
광주문인협회장, 1996년 「문학의 해」 광주광역시 조직위원장, 「KBC광주방송」 시청자위원 및 이사, 언론중재위원,
신동아 미술제 대상, 광주•서울•부산•대구 등 작품전 14회, 대한민국 동양서예대전 초대작가, 한국추사서예대전 초청작가, 제26회 추사 김정희선생 추모 전국휘호대회 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