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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 -시인 강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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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1-15 15: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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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하놈 어하놈 어가리 넘자 어하놈

이 세상에서 마지막 호흡을

한숨처럼 길게 내 쉬면

 

아들아 서편제가 촬영된

청산도에 굳이 가지 않더라도

할머니 무덤 아래 초옥 속에 나를 묻어다오

 

햇살에 그을리고 눈비에 녹고 바람에 삭더라도 

독수리의 날카로운 부리에 

내 쓸쓸한 주검이 갈기갈기 찢어지더라도

 

휴대폰도 땅문서도 집문서도 필요 없고

첫 시집 한권과 네 엄마 사진 한 장만

내 곁에 놓아 주렴

 

자본주의의 냉기에 식을 대로 식고

빈부격차에 오거라든 관절만

오도독 펴서 던져다오

 

서운하고 슬픈 건 잠깐이다

네 몸속에 내가 있고 네 엄마 들어 있으니

절대로 눈물 흘리거나 서러워하지 마라!

 

 

<시작노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가 바뀌어도 끝날 줄 모른다. 오히려 새해 첫날 미사일 공격이 더 거셌다. 서푼어치 영토 확장을 위한, 약소국에 대한 강대국의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공격! 그로 인한 수많은 사람들의 허무한 죽음과 거의 파탄에 가까운 세계 경제의 추락, 참 안타깝고 비정한 현실이다. 그래서 현대의 글쓰기는 좀 더 따뜻하고 민초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아픔을 치유해 줄 수 있는 글쓰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단지 허무맹랑한 언어나 비시어의 나열이 아닌, 품격 있고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시적인 표현과 비유와 상징이 살아 있느 표현이어야 할 것이다.

 

 

<강달수 시인 약력>

1997년 《심상》 등단. 사)부산시인협회 부이사장, 국제펜부산지역 부회장 역임.

김민부문학상 운영위원장, 을숙도문학회장. 부산광역시의회 간행물편찬위원장

한용운 문학상, 김만중 문학상, 전국 꽃문학상, 부산광역시인협회상 수상.

시집:『라스팔마스의 푸른 태양』 『몰디브로 간 푸른 낙타』

 『달항아리의 푸른 눈동자』 『쇠박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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