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햇살이 도는 능선에서
마지막 가을을
휘몰아 바라본다.
바람으로 우려낸
맑고 고은 잎들
아른 아른 그리움
눈물로 사무친다.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던
나의 낙엽들
때로는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하던 날들
화살처럼 지나가는 세월을 타고
우주 어디 쯤 날아간다.
[시작노트]
입동이 지난 가을. 농익은 그 냄새가 더 처연하다. 이제 찬바람이 휘몰아치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아른거리는 그리움, 이별의 슬픔들, 가슴을 저미며 보내야 한다. 그리고 조용히 기도해야 한다.
[박종권 시인 약력]
1999년 월간<순수문학>, (사)한국기독교문인협회부이사장, 국제PEN한국본부이사, 한국문인협회 문인권익웅호위원, 순수문학인협회 상임이사, 영랑문학상 본상, 순수문학상 작가대상 수상. 시집 “새벽별 지기 전 당신은 떠나고” “ 사랑 하나 달랑 지고 가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