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송년시>그대와 살았으므로 행복하였다 -시인 임병호
  • 포켓프레스
  • 등록 2022-12-12 20:01:15

기사수정

 

바다에 지는

석양이

세모의 가슴을 붉게 적신다

 

스며드는

저녁 햇살

혈관 타고 뜨겁게 흐르는데

 

세월 갈수록

더욱 짙푸른

한 삶이여, 사랑이여.

 

생각하면

용서받을 말,

뉘우쳐지는 일 왜 이리 많은가

 

서러웠던 인연, 

그 이름도

오늘 모두 먼저 보내고

 

강물처럼

찾아오는 풀빛

그리움에 젖어 살려네

 

구름으로, 바람으로

오작교 건너는

은하수 물결로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

안녕히 가시라.

 

그날을 바라보며

세모의 언덕에서

별빛을 부르면

 

올 한 해도

그대와 살았으므로

행복하였다.

 

꿈길, 들길

강변길 동행한

아름다운 추억

 

때로 자갈길,

진흙길도 걸었으나

즐거웠다.

 

나의 삶이

지금도 

늘 푸르고 따뜻한 연유는

 

일월처럼

가슴 밝혀주는

그대가 계심이나니

 

내일 또

새날 아침이 열린다,

백설이 내린다.

 

<시작 노트>

 지난 봄, 심장혈관을 수술하는 등 별일을 겪었지만 그래도 한 해를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삶이 고맙다. 

 세모를 지내면서 걸어온 길 뒤돌아보면 뉘우쳐지는 일도 적지 않다. 

 다시 새해를 맞이하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희망이 생긴다.

 

 〔임병호 시인 약력〕

경기 수원 출생. 시집 『환생』 (1975), 『강』 (2022) 등 25권. 현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한국문인협회 · 국제PEN 한국본부 ·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자문위원. 《한국시학》 발행인. 4인시 동인.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