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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시인 조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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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12-12 1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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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치는 오색 꿈과 이별한 지도 오래네.

그런데도 석류 한 조각처럼

빨갛게 농익고 싶은 여운 한 소절,

아직도 색 바랜 가슴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이 리듬은

때론 우수수 떨어지는 내 넋을 달래기도 하나 

무시로 허망의 옷자락을 너풀거려 

잊었던 티끌들도 풀풀 날라 와

내 성글은 겨울 문을 먼저 들어서느니 

아, 깃털처럼 가볍고 신선한 겨울 여백을 

나는 꼭 찾아야 하네.

윙윙 희푸른 바람 겨울 역 종점에서

서릿발 찬, 빈 의자에 앉은

따스한 차 한 잔에 녹아들 사람들을 

경전처럼 넉넉히 사랑할 여백을 가져야 하네.

 

 

[시작노트]

한 생을 살며 무엇을 위해 집중했는지 무지개다리도 건널 듯 말 듯 흔들리는 일상.

멀리 와서 뒤돌아보니 모두 자랑스럽기보단 꼭 해야 할 것을 놓치고 있다는 부끄러움에 이젠 더 바랄 것 없이 예수님의 사랑의 실천을 조금이라도 본받아 마음과 몸이 춥고 허약한 노약자들을 특별히 따스하게 돌아보는 사랑의 손발이 되길 스스로에게 주문하는 것이다.

 

[조덕혜 시인 약력]

1996년 월간문학공간신인상 조병화시인추천 *시집 『비밀한 고독』 외 공저 다수

월간문학공간본상, 세계문화예술대상,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 경기도문학상본상,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국제펜 경기지역위원회 부회장, 한국문화예술연대 부이사장,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부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서울시인협회 이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수지문학회 부회장, 셋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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