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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시인 김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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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11-27 14: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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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처럼 뒤따라오는 술렁임들

기어이 말문 열어

낭자한 웃음소리 숲속에 흥건하다

우아한 자태와 향기의 눈망울들이

눈부신 세상에 나타나던 날

터무니없이 부풀어 오르는 속수무책

빛살 속에서 간절함을 익혀

침묵과 침묵 틈새를 비집고

붉은 행간 속은 호흡이 가쁘다

어느새 오지랖에 수북이 쌓인 불꽃

한꺼번에 외치던 아우성도

 

몸 낮추듯 낮은 곳으로

아늑한 울림이 된다

울림으로 그윽한 침묵이 된다

 

 

[시작노트]

모든 존재가 언어에 의하여 명명되었을 때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갖게 된다는 뜻으로 생각해 보았다. 시 주제를 통해서 대화하며 내면을 살피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관함으로써 기쁨이 된다면 시문학이란 인간으로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동백꽃을 소재로 하여 동백을 이렇게 육화시키고 이미지를 살려 주제에 접근하고자 눈여겨봤다. 동백꽃이 피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리되 동백꽃이 절정에 이르렀다가 지는 과정까지 한편의 파노라마를 역동적으로 배치하고 싶었다.

 

 

[김순자 시인 약력]

1996년 <문예한국> 신인상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원, ㈔부산여성문학인협회 前 회장, 부산문인협회 前 부회장 現 자문위원, 물소리시극단 前 단장. 현재 통도사 영축문학회 운영이사, 국제펜클럽 부산본부 자문위원, 새부산시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창작가곡협회 자문위원(작사)

㈔한국여성문학인협회 대상, 부산문학상, ㈔부산여성문학상, 부산시인작가상,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부산여성문학인협회 시낭송대회 대상 수상. 대통령표창.

시집 『외로움도 쉴 곳을 잃어버린 시대』 (1998) 『나무는 겨울을 꿈꾸다』 (2001) 『꽃등에 불을 켜다』 (2006) 『억새꽃 피는 들녘』 (공저, 2006) 『잎이 바람에게』 (2008)

 『툰드라의 바람소리』 (한․영시집 2009) 『설중매 바다』 (2013) 『허무를 듣다』 (2017) 『길 위에서 만난 메타포』 (2020) 『길의 살갗을 읽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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