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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시인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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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11-27 14: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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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넘쳐도 남을 해치지 않게 하시고

약해도 병들지 않게 하시며

많아도 넘치지 않고

적어도 모자라게 마옵소서

 

행여 잘난 구석 있어도

자랑으로 오만치 않게 하시고

조금 못났어도 부끄러워 주눅 들지 않게 하소서

 

정의로움을 위해 앞장서진 못해도

옳지 못한 것을 묵인하지 않게 하소서

남의 좋은 일을 함께 기뻐하며

어려움을 진정 마음으로 걱정하며 위로하게 하소서

 

매일은 아니어도 가끔은 지나온 길 되돌아보며

잘못한 것은 바르게 고쳐 살게 하소서

사랑하지 않아도 미워하지 않고

어떤 이를 만나든지 웃을 수 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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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따라 조금씩 변해도

산천처럼 천천히 변하게 하시고

아프고 억울한 상처를 입어도 원망 않고

되갚지 않게 하소서

 

그저 강물처럼 머물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급하지 않게

천천히 변함없이 흐르며 살게 하소서

 

 

< 시작 노트>

얼마나 많은 날들을 조금 더 가지려고 바둥대며 살았는가. 손해 보지 않으려고 숨가쁘게 살아온 듯 하다. 마지막 이사를 위해 하나씩 버리고 잊고 내려놓다 보니 옹색을 겨우 면한 내 살림이 더 없이 넉넉하고 풍족하게 느껴진다. 세상사 모두가 감사하고 편안하다.

 

〔김도희 시인 약력〕 

본명 김인숙. 황해도 사리원 출생. 《스토리문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 한국문인협회 · 경기여류문학회 회원. 수원문학아카데미 「시인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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