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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소를 타고 있다 -시인 임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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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11-21 19: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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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딤을 벗어난 시소의 평형은

평온이 아닌 구속인 줄 모르는 듯

제풀에 신나서 꽃을 던지는 남자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냥 웃자고 하는 것이란다

 

풀꽃은 곧 시들어 더미 되는데

그의 호의에 호들갑스럽게 웃었더니

혼이 빠지게 좋아하는 줄 안다

꽃가루 때문에 허당 웃음 한 건데

 

희열을 맛보며 호흡 조절하다가도

짧은 멀미가 몰려와

선한 웃음이 사그러지고

입술의 평형은 어그러지고

 

투박한 어투로 방마다 쟁여 놓은

남자의 말을 꺼내와서

거실 빛살에 시소 타면서 평형을 맞춰 본다 

 

그도 참고 살았던 것이었나

그의 호탕한 웃음은 진심이었나

올라가지 않는 시소에 앉아있으니

가장 시린 곳은 눈이다

 

 

[시작노트]

 우주 안에 지구의 자전과 공존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시소를 타면서 궁금증이 생긴다. 땅에서 발을 떼고 공중에 있다는 것은 누군가가 대신 힘을 주었기 때문이듯 고단하다가도 행복을 느꼈다면 누군가가 희생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행복의 순간이 사랑이라고 해야 한다. 우주의 균형과 평형은 부부의 자존감과 공동체의 균형의 힘이 우주의 자전과 공전의 균형을 이루는 힘과 견줄 만하다.

 

[임하초 시인 약력]

2016, 월간<시> 추천시인상 등단.

시집: ‘영혼까지 따뜻한 하늘 우러러보다’ ‘나는 시소를 타고 있다’

‘월간<시>’‘올해의 시인상’수상(2018) . 서울시인협회 시문학회 회장엮임

현재 서울시인협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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