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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 편지 · 50-낙타/시인 조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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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11-13 15: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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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낙타 한 마리 사막을 걸어 가네. 바람에 갈기를 날리며 한 장 소식을 가진 등에는 바람을 주인으로 앉혀 두고 있네.

 

 낙타의 소식은 작년 나뭇잎 한 장이네. 낙타는 바람 주인이 가리키는 사막의 지평을 넘어 소식 기다리는 곳으로 가네. 나뭇잎에는 간결한 글 몇 자, 구름이 흘러가고 달이 흘러가고 또 해가 흘러가는 먼 곳의 말이네.

 

 

<시작노트>

 나는 낙타를 볼 때마다 늙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그가 가진 윤기 없는 털과 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늙은 낙타’라는 어휘를 반갑게 수용하는 나의 성정 때문일지도 모른다.

 늙고 보니 늙음이 좀 쓸쓸하긴 해도 살아온 시간들의 나무에 열린 열매들로 어우러져 있는 빛과 바람들이 위로감을 가지게 하기도 한다.

 오늘은 늙은 낙타를 타고 햇빛이 요란한 사막을 걸었으면 하는 오기가 일어난다.

 

 

<조의홍 시인 약력>

- 1980년 심상 등단

- 부산 시인협회장 역임

- 저서 : 꿈 · 2408(시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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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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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spolice2022-11-16 17:11:38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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