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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난다 -시인 도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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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11-13 15: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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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동 속을 비워

천년 묵은 둥치가 

울음 한 가락 뽑고

 

빗장 가로질러

뼛속에 가두어 둔 

말 한마디 

 

무현금 안족에 앉는 밤

그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오리나무 속잎 물고

생인손 아리는 그믐달이 내려와

찻물에 뜬다

자욱한 소리무늬

 

하얀 뼈마디에 녹는

사랑 외진 길

 

 

[시작 노트]

그리움 없는 길이 어디 있으며 그리움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금호지 물안개는 솜털처럼 엷게 피어나고 시베리아 벌판에서 기러기 떼 날아온다.

바람이 일렁일 때면 새 떼들 앉았다 일어나는 것처럼 오동잎 후루루 지고 있다.

누가 지우겠는가. 고향에서 흘러오는 깊은 물빛을 끝임이 고운 노래 소리를.

 

 

 <도경회 시인 약력>

2002년 계간《시의 나라》 신인상 등단.<셋>동인

시집으로 『노래의 빛』 『외나 무다리 저편』 『말을 걸었다』 『데카브리스트의 편지』 등.

현) 진주보건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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