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시간에
핀 꽃은 울지 않는다
떨어져 땅에 누운
새하얀 바람 한줄기
그녀의 하얀 미소를
차마 볼 수 없구나
짝 잃고 뛰쳐나간
그대 하얀 하이힐
눈물은 향기가 없다
어둠이 깊은 날은
가엾은 그녀의 꿈은
지금 어딜 서성이나
피지 못한 한 시대의
그 붉은 꽃가슴을
누구도 용서치 못할
한 서린 그리움을
모두 다 용서하고 싶다
부활하라 넋이여!
[시작노트]
이태원! 아, 이런 사고라니! 내가 본 그녀는 아름다웠다. 그녀는 땅바닥에 그냥 번듯이 누워있었지만….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녀, 구두 한 짝은 오른 발에 신겨 있었고 왼발의 구두는 저만치 떨어져 있었다. 아! 이럴 수 있는가? 이럴 수는 없다. 그녀는 혼자 쓰러져 있었고 비교적 좁지 않은 그 자리 건너편에는 아비규환의 소음이 들리고 누군가가 그녀를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
[박옥위 시인 약력]
63~65년 새교실 (박남수, 황금찬) 추전. 새교실 시인1호
82 현대시조 83 시조문학 추천 등단. 시집/ 『들꽃 그 하얀 뿌리』 『그리운 우물』 『풀룻을 듣다』『낙엽단상』 등 12권. 수상/성파시조문학상 이영도시조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통영문학상) 아르코문학상창작지원금(한국예술원) 부산문학상본상 부산여성문학상 부산펜문학대상 가톨릭문학상 한국동서문화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