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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시인 오봉수
  • 포켓프레스
  • 등록 2022-10-30 12: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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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를 나도 정확히 모른다

사람들은 대충 천년을 살았다고 한다

매년 영양제와 외과수술로 생명을 연장하지만

솔직히 나는 순리대로 살고 싶다

나도 이젠 누군가의 나무의자가 되면서

한 줌의 흙처럼 잊혀지고 싶다

폐경에 가까운 몸으로 

매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 너무 힘들다

난 매일 밤 

거침없이 날아오르는 새가

가을 냄새처럼 그리운 첫사랑을

데려와 앉았다가 사라지는 꿈을 꾼다


[시작노트]

태어나서 늙고 병이 들고 죽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된다.

사람이나 나무도 마찬가지이다.

은행나무의 입장에서 늙고 병들면 사라져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섭리인데 인위적으로 생명을 계속 연장시킨다면 

혹시 은행나무 입장에선 너무 힘들지 않을 까 생각된다. 

 

  

<오봉수 약력>

2021년 계간 <한국미소문학> 등단 

창원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경찰문화대전 특선 

사천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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