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달린다 허기진 배 잡고
내가 만날 곳은 정류장 프라잉-제이
하루의 시름 담는다 배고픔 달랜다
미전역에 널려있는 차들의 집합 지대
프라잉-제이에서 우리네의 연결도 바삐 움직인다
그대가 내게 내민 악수
사랑의 보금자리 한 번의 큰 언약
떠나감과 헤어짐이 가득 찬 일상에서
손잡고 뿌리침 없이 또 다른 길가의 분기점
슬픔이 용해되는 도처에서
그 귀로에는 그리운 이유가 선다
행복한 사이 우리는 다시
프라잉-제이 찾는 걸음에서 내일의 축 연 푼다
벅찬 감격 따라 활활 타오르는 신비
오늘만은 칭칭 감고 싶다 길손들의 프라잉-제이여
[시작 노트]
미국 이민 시절에 남편이 짐을 싣고 고속도로를 지날 때 기름을 주유했던 곳입니다.
미 전역에서 컨테이너나 대형 트럭들이 모이는 주유소인데 작은 차량들은 일반 주유소로 가서 개스를 받습니다. 아마도 작은 차량들의 보호 차원에서 따로 구별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프라잉 제이는 오로지 큰 차량들의 전용입니다. 밤 늦게 도착하면 차량을 정차하여 하룻밤씩 묵어가며 이민의 서러움을 하늘의 별들과 대화 나누던 추회입니다.
[노유정 시인 약력]
2010년 <문예운동> 등단. 시집 <내 안의 바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등 다수. ‘오늘의 시인상’(한미문학진흥재단), ‘부산펜 작가상’,등 다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