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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엽서 -시인 이필우
  • 포켓프레스
  • 등록 2022-10-24 21: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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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포엔

 삼천 개도 삼만 개도 더 넘는

 별이 쏟아지고

 별이라도 줍듯 반딧불을 쫒던

 내 유년의 그리움으로

 객사의 밤을 달랜다.

 

 별로 가는 신호등인가

 십자가가 밝힌 붉은 불빛 아래

 무릎 꿇고 기도 하는

 아내의 모습이 떠오르고

 흔들리는 술잔 가득 떨어지는

 별을 마신다.

 

 삼천포엔

 삼천 개도 삼만 개도 더 넘는

 별이 떨어지고

 하늘로 가는 신호등인 듯

 십자가가 밝힌 불빛이

 깊어 가는 가을밤을 홀로 사른다.

 

 

[시작노트]

나는 혼자서 여행하기를 좋아한다. 깊어가는 어느 가을날 삼천포에 가게 되었다. 해질 무렵 삼천포의 작은 포구 선술집에서 부두에 묶인 어선들의 삐걱 이는 소리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셨다. 밤이 깊어 찾은 여관은 주변에서는 제법 높은 건물이었다. 숙박을 청하고 정해진 방은 4층 맨 끝 층이었는데,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놀라운 광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리로 된 천정의 하늘에서 수많은 별들이 방안 가득 쏟아지고 있었다. 창밖에는 누구를 기다리 듯 많은 십자가들이 빨간 등불을 켜고 있었다.

 


[이필우 시인 약력] 

충남 부여 출생. 1990년 계간<시와 시론> 천료. 한국문인협회 시서화진흥위원.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서화작가협회 회원. 한국현대문학작가연대 감사. 표암문학회 편집장 겸 부회장. 계간“문장21”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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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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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spolice2022-11-02 20:52:50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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