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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 없는 나무도 숨은 쉰다 -시인 서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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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9-10 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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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 없는 나무는 

계절에 따른 움츠림에 

껍질로 감싸 안은 

그 나목 숨소리 나는 좋아 

 

비바람 설한풍도 이겨내어 

새로운 삶의 꿈을 간직하고 

삶의 표상 새순을 틔우며 

정열을 꽃피우는 나목의 기상 

 

풍상을 이겨내며 솟구쳐온 기백이며 

펼쳐내는 가지마다 풍성함 드러내고 

포근한 가슴으로 세상을 안겨주는 

이파리 없는 나무에도 새들은 온다. 

 

 

[시작노트] 

 어느 날 해 질 녘 어스레한 곳 쭈크리고 있는 사람에 다가가서 희망이 있다는 용기를 심어 북돋웠다. 사람의 삶이 말로 풀어낼 수 없는 때가 얼마나 많은가? 가난한 자는 간절한 소망을 기도로 하늘에 올리며 자탄하는 일이 있다. 

 고단한 삶을 사는 이 땅의 사람들에게 어떤 위로를 더할 수 있을 것인가 꿈을 잃어버린 청소년들에게 가파른 구직의 언덕에서 힘겨워하는 청년들에게 격변하는 사회의 변화 앞에 작아지는 장년들에게 늙음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어른들께 그저 한 마디 작은 외침을 전한다. 

 ‘이파리 없는 나무도 숨을 쉰다.’는 용기와 희망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는 뜨거운 피를 가졌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생명을 값지게 펼쳐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병진 시인 약력] 

 ·호는 가산(嘉山), 경남 고성 출생. 1975년 칠오동우 외 4편 데뷔, 한국문인협회원, 국제펜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예작가회장, 『한국문예』 발행인.

 교육부·교육청 장학사 및 감사관 역임, 고등학교 교감·교장 역임. 

 한국시문학대상, 한국시조문학대상, 한국문학대상, 한국문학명인대상. 한국문학공로대상, 향토시인 증서 외 40여회 수상. 시집『이파리 없는 나무도 숨은 쉰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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