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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꽃이 있는 풍경 -시인 박옥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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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9-10 21: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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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안 성가가 바람타고 날아오는
산비탈에 하얗게 개망초꽃 웃고 폈다.
바람에 춤을 추면서, 눈먼 꿈도 꾸면서

상처를 휘 감싸는 붕대의 성긴 올도
수사님 고깔 망토도 하얀 빛깔 이라고
개망초 하얀 웃음이 산비탈에 부서진다

산소방울 피어나는 숲 속의 천사원
기쁨은 가벼워져 홀씨처럼 날아가고
아이들 주기도문이 사금파리처럼 반짝이고

그레고리안 성가가 골을 감돌아 나오다
불현듯 긴 여운餘韻을 푸르게 전하네
사랑은 나눔이라고 겸손한 삶이라고.

[시작노트]

 참으로 오래전 고성의 올리베따노 수사원에 다녀온 일이 있다. 수사님은 모든 일을 자급자족한다. 

밥 먹고 일 하고 기도 하고…. 그런 수사님께 기도와 존경과 사랑을 보낼 수밖에. 골짜기를 돌아 

나오자 산비탈에는 온통 개망초 꽃이 피어 한들거리고 있었다. 

상처를 감아주는 붕대 색깔도 수사님의 망토도 개망초꽃 빛깔이라고 들판하나가 하하하하하 웃음소

리로 부서지고 있었다. 부근에는 천사원이 있고 그곳에는 수녀님들이 천사와 같은 아이들을 돌본다

고 하는데 …. 시간이 촉박해 그곳을 못보고 온 게 두고두고 마음이 짠하다. 

 

[박옥위 시인 약력]

83년 《현대시조》《시조문학》 시조 천료. 65 《새교실》시천료 (박남수 황금찬 천) 21《에세이문예》수필 

부산여류시조문학회창립회장역임(87~91) 한국문인협회자문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자문위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부의장자문 연대단시조동인회장고문 

 수상; 부산여성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아르코문학상창작지원금수혜(한국예술문화위원회)

부산문학상본상 부산여성문학상 아린이시조창작지도상 등. 시조집 『그리운 우물』 외 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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