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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이 좋았다 -시인 임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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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9-10 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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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고

함부로 할 말 아니다.

 

간병인도 잠든 

병실에 누워

옛날 일 생각하면

 

시 쓰고

술 마시고

밤새 떠들던

그 시절이 좋았다.

 

육신이

이승에서 소멸되는데

‘죽는 게 낫다’는 말

공연한 소리다.

 

새벽 2시,

죽기 싫어서

진통제 주사 놓는 간호사를 기다린다.

 

 

<시작노트>

 심장 혈관 수술을 받았다. 아주대학교병원 흉부외과의 훌륭한 의료진 덕분으로 목숨을 구했다. 난생 처음으로 환자복을 입고 간병인과 병상 생활을 하면서 내 삶을 많이 생각하였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 지인들의 생애, 그리고 무엇보다 뉘우쳐지는 일이 많이 떠올랐다. 이대로 죽지 않는다면 옛날의 그 잘못 앞에서 용서를 빌어야겠다. 살아있는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임병호 시인 약력〕

경기 수원 출생. 1965년 《화홍시단》으로 작품 활동. 국제PEN한국본부 34대. 35대 부이사장. 시집 『환생』(1975), 『적군묘지』 『영혼 동행』 『위대한 숲』(조병기 허형만 임병호 정순영 4인 시집) 등 24권. 국제PEN한국본부 ·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한국시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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