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속에 그리움을 만나기 위해
돋보기를 찾습니다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
전주천을 함께 흐르던 물
오대양으로 흐르듯, 저마다
타향으로 멀리멀리
앨범 속에 까까머리의 얼굴들
보고픔에 지쳐 누렇게 들떠
커다란 눈동자만 보입니다
그 시절을 찾아 더듬더듬 보듬는
50년 전 까만 교복을 입고
중학생이 되는 날, 3학년 1반
[시작 노트]
코로나가 좀 수그러들었으니 중학교 졸업반 반창회를 갖겠다는 문자가 휴대폰에 떳다 뿔뿔이 흩어져 한 번도 만남이 없었던 친구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증은 책꽂이 구석에 자리 잡고 누렇게 변한 앨범을 챙기며 돋보기안경을 동반한다 커다랗고 까만 눈만 보이는 그들, 그 때는 그렇게 싫던 허물이 담긴 별명을 소주잔에 담아 꿈 많은 사춘기 소년으로 회춘한다.
[기성서 시인 약력]
2015 <월간see> 신인상 등단. 시집 『후박나무 아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