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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와 직녀의 노래 -시인 문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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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8-17 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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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행복하기 위해 일 년을 참았습니다

 

365일

그 어느 하루도 소리 내어 웃어 본 적 없습니다

벌 나비 윙윙거리는 봄이 오면 

향기 더욱 감추었습니다

 

그대를 만나는 날 

환한 꽃으로 피어날 거라고

그대를 만나면

새벽마다 이슬에 씻고 씻어 정제된 향기

쌓아둔 나의 향기로 세상 가득 채울 거라고

 

오늘은 

그대가 내게로 오신 날

일 년 열두 달을 꼭꼭 여미기만 했던

텅 빈 이 가슴속에서는

지금, 오색 무지개 피었습니다

 

그대와 내가 함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밝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무정했던 세월도

동짓달 한파도

이 뜨거운 가슴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고운 사랑 오롯이 하려고 

일 년 내내 

사랑을 씨줄하고 인내를 날줄 하여

기도의 베틀에 앉아 오직 사랑만을 짰습니다

 

견우여

이제 우리 

천년을 함께 할 우리들의 푸른 노래를 부릅시다

지상의 모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영원한 사랑의 노래를

 

<시작노트>

오늘은 음력으로 칠월 칠석,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날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우리의 전설인가? 헌데, 발렌타이 데이, 하이트 데이, 하면서

서양의 상술에 우리들의 청소년들이 현혹되는 것에 맞서 우리 것으로 사랑의 날을 만들어 보자고 한 것이 벌써 20년, 이 시는 칠석행사에 낭송하기 위해 쓴 축시였다. 이 시를 읽는 이들이여, 사랑으로 영원히 행복할 것이다. 

 

 

<문인선 시인 약력>

경성대시창작아카데미 교수, 전평화방송목요시담당, 교육청연수원강사

시집 ‘애인이생겼다’ 외 다수, 전국예술제시부분대상외 다수 수상,

전국낭송대회심사위원장, 윤동주문학상심사위원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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