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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여정(旅情) -시인 엄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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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7-31 19: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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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인연의 끈 얽힌 이들과 

 정금의 햇살 고운 날, 여행길에 올라 

 함께 꿈꾸고 만들어갈 깨끗한 세상

 따뜻한 감성의 자유와 통섭 읊조리면 

 ‘느림은 행복이다’는 슬로걷기축제의 

 ‘청산완보(靑山緩步)’는 신선한 충동이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그 청(靑)보리밭 

 한순간 뒤척이던 파도의 거대한 몸짓 

 잠잠한 느림의 징표인 ‘생명의 섬’

 낮은 산자락의 범바위 쉬엄쉬엄 오른 뒤

 황홀한 단풍길, 그 장엄한 일몰의 풍광.

 

 수줍어 시린 달리 풍(風)의 낮달은 

 지난 밤 우두커니 느림보의 보행으로

 저토록 유연한 감속을 버텨내는데

 피에르 상소의 깊고도 오랜 사유 닮은 

 아흐, 자연의 이법인 슬로우 치타(Citta).

  

 

<시작노트>

 시선이 닿는 곳마다 푸름에 젖는 계절이다. 분망한 삶의 일상에서 언어공해와 소음에 찌든 도시공간을 벗어나 잠시 명상호흡의 시간을 갖노라면 언어의 형상 그 자체로도 “아흐, 자연의 이법인 슬로우 치타”의 감흥을 불러 모을 수 있다. 시의 본질인 순수서정시가 언희(pun)에 떠밀려 소외되는 현대시의 암울한 늪에서도 항상 ‘창조주는 영혼이 깨끗한 자에게 은총을 허락한다.’ 까닭에 오감(五感)을 자극하여 독자들이 ‘감동의 느낌표!’로 낙점을 찍도록 모처럼 <청산도 여정>에서 맑은 언어를 튕겨보았다. 

 

 

<엄창섭 시인 약력>

강릉출생,『화홍시단』(1965) 발행인,「시문학」추천시인, 한국시문학 학회 및 나는 별이다 회장 역임. 현재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김동명학회 회장, 월간「모던포엠」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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