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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그 왁자한 -시인 김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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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7-31 19: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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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이 지천으로 피는

남쪽에 살고부터는

싸아한 겨울 냄새만 나면

막무가내 서울이 그립다

사내들은 목숨 걸고 사랑하고

「부베의 연인」이 흘러 다니고

커피 향 왁자하던 명동 뒷골목

아이를 업고 내려다보면

만리동 고개 철길 언저리

희뿌연한 아침 안개가

칭얼대듯 서성이던 강

아슴하게 고물대는 기억들을

싣고 헐떡이는 열차를 향해

동냥하는 아이처럼 손을 흔든다

이젠 어디에도 없는

그리운 서울이여 안녕

 

 

<시작노트> 

1986년 부산에 정착 한 후 띄엄띄엄 방문해

청계천 뒷골목이나 발목까지 눈이 소복하던 장충단 공원길,

퇴계로의 빵집, 낙원상가 등을 지나치며

빠르게 지워지고 없어지는, 결국은 내 안에만 존재하는 것들을

곱씹으며 살고 있는 희끗한 나를 발견한다.

 

 

<약력> 1993년 문예사조 등단, 부산여류시인협회 회장 역임

시집 『표 정』외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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