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게 신의 실수가 아닌
신의 한 수로 태어났다 믿고 싶다..
영웅은 신의 특별한 사랑이고
그저 그렇게 어정거리다 사라지는 인생들은
신의 버림인가
개미조차 내일을 모르고 미친 듯
열심히 산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생명은 아련하다.
신은 인간이 만든 가장 치명적 허상이자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아니던가.
그래도 인간이기에 거룩하신 신에 기대어
어리광 부린다
이 어지런 세상 다 바꾸실
신의 한 수를 보여 주소서
[시작노트]
인간만이 언어와 글을 사용하는 만물의 영장이라 한다. 그 인간은 늘 자신의 미약함을 알기에 신이라는 형이상학의 신비한 허상을 만들어 기대고 의지한다. 그러나 누구도 실체의 신을 본적은 없다. 그러나 인간은 어제나 가장 나약하고 위태로울 때 기적의 신을 찾아 기도한다. 오늘도 우리는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신의 한 수를 바란다.
<엄문희 시인 약력>
1971년 중대문학상 수상. 2011년 한올문학회 신인상 수상(시 부문)
한국문인협회, 서울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