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가사유상에 정좌하신
고요를 업고
티벳 고원
그 등성이 넘어서면
별도 죽는
아득한 고요의 바다
<2>
바리나시의 어느 관에서
기어 나온 고요가
나를 업고
히말라야 설산을 넘는다
하늘이 계단이 되고
계단이 다시 하늘로 사라지며
어둠이 빛을 깨우는
그 크나큰 고요의 바다.
[시작노트]
얼마 전 국립박물관 사유의 방에 들렀다가 반가사유상 앞에서 발길을 뗄 수 없었다. 그 안에는 어느 분인가 계셨다. 나는 그분을 업고, 그분에 업혀서 히말라야 설산을 넘어 인도 거쳐 우주 저 너머 고요의 바다에까지 다녀왔다. 그 분이 누군지는 시인 자신도 모른다. 시인은 과거 미래 현재를 넘나들며 저 우주 공간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하기 위해 신열에 떨 뿐이다.
[이삼헌 시인 약력]
6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등단, 한국문인(2004년 수필), 한국현대시인협회․한국기독시인협회․국제PEN 회원(시), 한국기독교수필문학가협회 회원. 시집 “의정부행 막차를 타고”, “3인 시집 ‘여울목 장승 촛불(2018)” 외 다수, 중대문학상, 미당시맥상 수상(2016), 미당시맥회장(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