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회상2(베트남의 첫인상) -시인 이필우
  • 편집국
  • 등록 2022-07-18 12:39:26

기사수정

           

LST수송함을 타고 사박오일
*다낭 부두 구름 위를 걷고 있는데
열대의 역겨운 향기가 먼저 반기더니
아스팔트가 군화발을 쩍쩍 붙잡았다


M1소총 움켜쥐고 열린 트럭에 매달려
*호이안 가는 길
어디선가 아련히 포성이 울고
LMG기관총 외마디 금속음이
뜨거운 모래 위에 나뒹굴고 있었다


커다란 잠자리 한 떼가 요란하게 날아가고
그 뒤를
*펜텀기 편대가 고함치며 쫒고있었다


반파된 호화저택
곰보가 된 담벼락 모퉁이엔
황소 엉덩짝만 한 손바닥선인장이
숭숭 벌집 되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다낭 - 베트남 남부에 있는 군항.
*호이안 - 청룡부대가 주둔한 지명.
       


* 詩作노트 *
지질(紙質)이 좋지 않아 빛이 바래고 낡은 일기장을 발견한 것은
작년 말 쯤으로 기억된다. 53년여 전, 1969년 5월 20일 오후 2시경에 우리 청룡부대 1개 중대는 베트남 다낭항구에 상륙하게 된다. 나는 군대생활 동안이나 베트남에서 작전 중에도 일기를 써 왔다.  그 일기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도 있지만 계속 써 왔다.  그때의  일기장을 그냥 버리는 그렇고 해서 “회상” 하는 시 에세이를 쓸 계획이다.   너무도 아프고 처절했던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필우 시인 약력]
1990년 계간“시와 시론” 천료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시서화진흥위원.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서화작가협회 회원. 한국전쟁문학회 이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