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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해변의 여인에게 -시인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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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7-11 08: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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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말을 해도 만날 수 없는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 

 

긴 머리채 느리운 어느 여인은 

그 때 바닷가에서 

「솔베이지의 노래」를 불렀지.

 

파도소리에 덮여 들릴락 말락 흘러가던 

그때 그 노래 소리는 

지금까지 들릴락 말락-. 

 

황혼에 젖은 그 노래 소리에

해당화 꽃잎이 지던 그때 그 시절 

꽃은 지금도 피었다가 지고 있을까?

 

바다 멀리 퍼져나가던 그의 노래는 

언덕에 닿아 어느 시인의 시비가 되어 

지금도 그 시의 한 구절이 

조용히 물위에 떠서 흔들리고 있다. 

 

<시작노트>

 많은 세월이 흘렀다. 해 저무는 바닷가에서 어느 여인이 부르던 노랫소리가 먼 기억 속에 가물거린다. 그녀가 부르던「솔베이지의 노래」가 물 위에 떠올라 어느 이름 모를 시인의 시비에 닿아서 해당화가 피던, 그 추억 속의 여인이 자꾸 떠오른다. 특히 긴 머리채를 드리운 여인의 환상이 모래위에 해당화 꽃잎처럼 지고 있었다. 


정민호 시인 약력

1966년 '사상계' 신인문학상 시부당선으로 등단. 시집 '꿈의 경작' ‘정민호시전집’외 19권. 산문집'시인과 잃어버린 팬티'등 다수. 경북도문화상, 한국문학상, pen문학상, 한국예총예술대상, 문예한국상,등 다수 수상. 국제펜 자문위원, 한국문협 자문위원. 경주문예대학 원장, 동리목월문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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