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그림자 스러지고
아슴아슴 빈곤이
성큼 다 달은 길목에서
나는 그대가 있어 꿈을 꿀 수 있어라
훈풍에 붉은 싸리 꽃 달고
하늘을 치솟는 까마귀와 까치의 설렘으로
저 별들의 강을 건너
안드로메다은하까진 아니어도
견우와 직녀에 가서 연서를 전하거나
휴대폰을 건네준다든지
노잣돈을 놓고 온다는 꿈만 같은 꿈까지
나는 그대가 있어
바닷물이 춤추도록 동그랗게 웃는,
청 보리 빛 초원을 꿈꾸는 꽃구름이어라
그대가, 그대가 있어서.
<시작노트>
‘그대가 있어' 여기서 ‘그대’는 내게 희망과 꿈의 원동력이 되는 사람들이다. 즉 나의 사유를 공감하거나 삶을 공유 또는 소통되는 모든 상대를 지칭한 것이다. 나는 퍽 부족하나 그런 그대가 있어서 감히 초현실인 저 광활한 우주적 꿈도 꿀 수 있는 의욕과 여유를 즐긴다는 사실만으로도 늘 감사함에 견우와 직녀에게 노잣돈을 놓고 오고 싶다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조덕혜 시인 약력>
1996년 월간<문학공간>신인상(조병화 추천) 등단, 시집 『비밀한고독』,공저 다수. 월간문학공간본상, 세계문화예술대상,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 경기도문학상본상,수상.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국제펜 경기지역위원회 부회장, 한국문화예술연대 부이사장,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부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서울시인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