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어주고 내어주고도
짙푸른 것은
안으로 내리면
하늘에 가 닿아
두레박 철철
길어서 내어주는
바보짓을
닳도록 하고 싶은 것이다
[시작노트]
세상일을 하나 둘 털어내는 나이에 세상엣 것의 소중함이 깃털처럼 가벼워져 간다. 인생을 추슬러 수양을 한답시고 고뇌의 물장구질을 한 것을 어느 날 성경에서 하나님의 가없는 은혜를 믿어 구원을 얻게 되어 헤어났다. 나를 비워내는 신앙생활은 쉼 없는 두레박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길어 올리는 일이다.
[정순영 시인 약력]
1974 시전문지 <풀과 별> 추천완료 등단. 시집; ‘시는 꽃인가’ ‘침묵보다 더 낮은 목소리’ ‘사랑’ 등8권. 부산문학상, 봉생문화상 문학부문, 한국시학상, 세종문화예술대상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