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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를 마시며 -시인 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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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6-19 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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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를 마시며

장독대에 핀 서리꽃을 봅니다

 

잘 덖은 갈색 바삭한 꽃송이가

깊은 향기 머금고 있듯

주름꽃으로 간직한 어머니.

 

과중한 시집살이 견디시다가

자식 학비 벌어보겠다고

친정 다녀와서 우셨지요

 

아버지 병수발하며

가슴 쓸어내리시던

수많은 낮과 밤도 지금은

빈 잔에 남아있는 꽃송이처럼

홀로 계신 어머니

 

꽃차를 마시며

어머니와 제 인생을 봅니다.

 

  

[시작 노트]

구십객(九十客) 어머님도 꽃처럼 예쁘고 순백한 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자식들을 낳으시고 시부모님 수발과 농사일 바다일 가리지 않으시며 자식들 뒷바라지에 당신은 바싹하게 메마른 꽃잎이 돼 있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향기마저 자식들에게 주시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어머님을 생각하니

찻잔에 남은 꽃송이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시인 황인선 약력

2007년 한국문학정신 신인상.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청송시원 동인,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국장, 한국문인산악회 총무

다음 ‘시인의 동굴’ 카페지기. 동인지 : 청시 사화집(제23, 24호, 25호)

사랑의 징검다리, 하얀 구름 꽃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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