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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주는 사람 -시인 김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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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6-14 19: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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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주어라

조금만 더 기다려주는 사람이 되어라

돌아선 마음이 그 마음 안고 가는 길은 

얼마나 괴롭고 힘들겠는가

 

섣불리

위로하려 들지 마라. 보듬으려 들지 마라

섣불리

비난하려 들지 마라. 가르치려 들지 마라

 

자칫 더 어두워지면

사나워지고, 악의에 찰 것이다

자칫 더 굳어지면

단단해지고 멀어질 것이다

 

기다려주어라

조금만 더 기다려주는 사람이 되어라

어둡고 외롭게 가는 길, 그의 곁에서

조심조심 함께

걸어주는 사람만 되어 주어라

 

 

<시작노트>

살다보면 누구라도 그런 일을 겪거나 그런 이 곁에 있게 되지요.

그런 경우 무슨 말이, 무슨 행동이 필요하겠는지요? 

제 서러움에, 제 자존감에 돌아오지 못하는 이, 

그저 지켜보고, 그저 기다려주며 뒤돌아오기만을 기다려주는 

사람이 되어 주어야 할 뿐이지요

 

<김용길 시인 약력>

1975년 <현대시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문단바로세우기 운영위원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이사 역임. 시집 <그리움아 그리움아> <슬픈 허리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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