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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쑥 사랑 -시인 김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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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6-06 09:19:53
  • 수정 2022-06-06 21: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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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떡 할 때 요놈을적당히 잘 섞어서 넣어야
쫀득쫀득 찰지고 보드랍께
참말로 제 맛이 난당께야"

무르익은 봄 언덕에
곰실곰실 제비쑥
한소쿠리 뜯으시며
환한 미소 띄우는 어머니

해마다 쑥떡 만드시어
자식들 지인들과 나눌 셈에
열손가락 모자라도
흐뭇하고 뿌듯한 손 놀림

뜨끈뜨끈한 바람결에
구부정정 굽은 허리 펴니
몽실몽실 노오랑
사랑의 꽃이 피어난다.

※제비쑥-전라도 지방에서
떡쑥을 제비쑥이라 부름.

 

 

[시작노트]
팔십대 중반의 어머님의 봄은 굽은 허리 한 번 펴실 틈이 없으시다.
무리하지 마시라는 자식들 염려에도 이른 새벽부터 유모차를 끌고 들로 향하시어
올해도 여지없이 이른 봄 부터 참쑥을 채취해 손질 해 놓고 갈수록 귀해지는 제비쑥(떡쑥)을 뜯어 모으시며 힘든 것도 잊으시고 무슨 생각이신지 빙그레 미소 지으신다.
여기저기 보내셔서 맛있게 먹는 모습이 눈에 선하신가 보다.
참쑥과 제비쑥을 알맞게 섞어 만든 어머님의 쑥떡은 찰지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정말 일품이다. 여름이 기웃거리는 뜨거운 오월의 햇볕에 구부정한 꽃대를 길게 올리며 맺은
따뜻하고 푸근한 노랑색 제비쑥 꽃망울처럼 어머님의 봄은 온통 사랑이다.

 

[김병규 시인 약력]
2017 계간 <시원> 등단.
●서예가 호:塞墨堂(새묵당)
●해남 화원농협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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