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줄에 포승당한 포구가
하루 종일 파들파들 떤다
취조 끝에 얻어낸 자백
╶ 나는 먹 바위
그대를 사랑하오
[시작노트]
바다와 마주한 창가에 앉아 퍼즐 맞추기를 한다
이어지지 않은 숫자들을 만지작거린다.
숫자들은 모두가 복면을 한 체로 산을 오르려다 잡혀온 것들이다
그 ‘복면산’의 암호가 풀리지 않아 답답하다
이럴 때 일렁이는 파도가 양심을 때려 새삼새삼하다
새삼스러운 것들이 사삼이라는 사상에 갇혀있다.
‘제주43’이라는 퍼즐이다.
그걸 문자로 풀면 ‘사랑’이라는 퍼즐도 풀리려나
[강중훈 시인 약력]
1993 <한겨레문학> 등단. 계간문예〈다층〉편집인.
시집 : 『털두꺼비하늘소의 꿈』『동굴에서 만난 사람』『아직도 괄호에 갇혀있다』 등 다수.
수상 : 제주문학상, 서귀포문학상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