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새, 파란영양, 스텔라바다소

내가 너희를 없앴다

사라지게 했다

나는 호모싸피엔스다

테즈메니아늑대, 과달루페카라카라, 바바리사자

내가 너희를 멸종시켰다

사라지게 했다

나는 인간이다

아아,

분홍머리오리, 포클랜드개, 나그네비둘기여

캐롤라이나앵무,

줌치늑대여

지금 모두 어디에 계시는가

나는 그대들을 멸종시킨

주범,

모든 생물이 사라지는 그 길을 따라

마침내 우리도 사라져야 하는 이치는 모르고

그렇게 스스로 멸종의 길을 가는지 모르고

나는 혼자 우뚝 서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영악한

호모 싸피엔스

[김영천 시인 약력] 

1997년 문학세계 시, 2019년 아동문학 동시로 등단

목포문인협회 회장 역임. 최하림문학연구회 고문. 김현문학축전 고문

『구겨진 종이가 멀리 날아간다』 등 시집 9권 상재

현) 목포 한일약국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