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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치기 -시인 신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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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4-25 21: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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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 장날 홍매화 가지 불났다

 

꽃술에 앉은 꿀벌 뭐 좀 안다는 듯

궁뎅이 벌렁벌렁하며 바깥소식 나르고

꽃불 구경에 혼 나간 참새 떼

홍매화 그네 타며 3월 하늘 향내 채워

봄 전령 반기는 구경꾼들 

나무뿌리 쥐 나게 불러들이는데

하늘 반 토막 낸 담장 위 길고양이

그 많은 사람 눈길 다 제끼고

홍매 자태 속 졸고 있다

 

청석 땅에 터 잡아 곤한 홍매

내려앉은 어깨 곧 빠질 것 같아

한 가지 뭉텅 잘랐더니

속으로 들어갈수록 선혈이 흘러

뒤란 나뭇단 뒤 던지곤 잊었더니

본가 소식 전하는 꿀벌의 성심 앞

쿡 찔린 양심 궁색한 변명 전한다

 

씨알 좋은 후손 얻기 위한 일이었노라고

 

 

[신순임 시인 약력]

경북 청송출생. 월간 <조선문학> 시부문 등단

현대시인협회 회원, 국제펜 한국본부 회원

시집 ‘무첨당의 5월’ ‘앵두세배’ ‘양동물봉골 이야기1’, ‘2’ ‘친정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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