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거리는 진줏빛 블라우스를 걸치고 외출하는 목련의 모습이 눈부시다
함지박만 한 꽃무늬 브로치를 가슴에 달고
어딜 가시나
봄물 반지르르 생기 돋는 삼월
나도 치장을 하고 봄을 찾아 나선다
꽃 중년의 아름다운 외출
낙하한 벚꽃도 내 발길 따라 춤을 춘다
아, 삼월이라
또각대며 지나가는 봄의 시간이
동그랗게 퍼지면
길게 늘어뜨린 드레스 같은 그림자는
북쪽을 향해 걸어간다
해시계가 가리키는 이정표를 벗어나
내 시간에 꽃망울 틔우고 싶은 생각
봄이면 콧바람 날리며 목련꽃 향기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다
《정유광 시인 약력》
2015년 제11회「국제문학」시 부문 신인작가상 수상
제10회 전국시조 백일장 대상 수상 外 다수
2018년 시조시학 신인작품상 수상
시조집 : 가슴에 품은 꽃
시집: 가슴에 품은 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