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삼 년 벙어리로 사니까 대학(大學)이 보이기 시작하데요.
공자님 손자 자사(子思) 선생께서 쓰신 대학이 아니라, 테스 선생께서
아테네 시민들이랑 토론하셨다던 아크로폴리스 광장이 아니라, 30년간 내
게 밥을 먹여준 한라산 기슭 우리 대학이 아니라
평생 비틀고 꿰매고 과장한 말들 사이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꽃들의 표정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잘
꼬맸지 희죽이 웃던 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웃음 속 흔들리지 않
는 죽은 말들의 슬픔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 尹石山 시인 약력 ▢
○1946년 충남 공주 출생, ○1972년 «시문학»으로 3인합의 2회 추천으로 등단(문학박사) ○시집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