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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는 연습 -시인 김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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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3-22 20: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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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달려가고 있다

휙휙 지나는 가로수와 산등성이

굽이마다 누군가의 부비트랩을 넘어

꽃을 피우고 별을 기다렸다

달리던 곧은길이 활처럼 휘고 

갈까마귀 떼는 

늦가을 석양을 슬피 울었다

 

어둠이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단말마처럼 버티던 빛이 가물거리는데 

검은 그림자 사이의 우듬지를 잡고 

사라지는 까치발 풀꽃들이 

사방의 길들을 떠받치고 있다

 

밀물이 뜨겁게 달려오다가

차갑게 썰물로 돌아서는 곳 

생의 골짜기는 멀리 누웠다

이름 모를 풀씨들이 

녹여낸 만년설로 꽃을 피우고

들여다본 그 작은 하늘마다 

별 같은 상처 하나씩 빛나고 있다

 

삶이 언제는 올곧은 직선이더냐

그래, 모여 있는 저 많은 풀꽃들

천천히 처언천히

한 놈 한 놈 눈 맞추면서

그대라는 마침표에 닿고 말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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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 시인 약력]

•197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장미원』, 『밑불』, 『그대에게 가는 연습』,『독도 우체통』, 『물의 나라에서 보낸 하루』 등 시집 13권

•『전환기의 한국현대문학사』, 『삼별초, 역사기행기』, 『안성현 백서』 등 저서 13권

•신동아미술제 대상, 작품 개인전 광주, 서울, 부산, 대구 등 14회

•동양서예대전 초대작가, 한국추사서예대전 초청작가

•제26회 추사 김정희선생 추모 전국휘호대회 심사위원 등.

• 『광주•전남 미술총서Ⅱ』 책임 집필 및 편찬위원장

• 광주문인협회장, 1966년 「문학의 해」 광주광역시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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