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와 멧새의 수컷들이
텃새라며 텃세를 부린다
대한민국이라는
한 부모 뱃속에서 태어났는데
형제가 자매를 서자 취급한다
모음 자음 싹을 틔우는
네 욕망은 열정이라 부르고
캄캄한 밤 강을 건너는
내 열정은 욕망이라 부른다
텃새가 만든 규정의 권위 앞에
발작적으로 재발하는 신경통
공존을 위한 시대의 목쉰 소리
길들여진 허구는 수정되지 않았다
[지은경 시인 약력]
시인·문학평론가·문학박사. 1987년<보리수시낭송회> 제56회 「자화상」 발표로 시작 활동.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세종시예총자문위원, 황진이문학상 대상 외 다수.
시집 『오랜 침묵』 등 13권, 평론집 『의식의 흐름과 그 모순의 해법』 『인식의 지평』외.
칼럼집 『알고 계십니까』 『우리들의 자화상』 『문학은 휴머니즘의 실현』
에세이집 『인도, 그 명상의 땅』 외 저서 30여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