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인지 불행인지 클 적에
푸성귀만 먹어서 그런지
채소만 보면
어머니 단골 장터 같은
그 곳이 떠오른다.
요즘 같으면
식자재 마트 같은 그 곳
자식들에게
기름끼 있는 음식 못 먹여
서러움 서려 있고
김치독 묻어 두면
섭씨4도 냉장고 보다 더 상큼한 손맛
그대로 유지해 주는 그 곳
손때 묻은 빗자루 몽둥이
전적비戰績碑처럼
꽂아 놓아
도깨비 불 사라졌지만
찬바람 불 때면
어머니 한숨소리
들려온다.
[주용환 시인 약력]
2015년 문장21 시부문 신인상 수상,
시집 ㅡ“거울 속 시계바늘”,“외갓집 가는 길”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