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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형무소 - 시인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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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2-01 17: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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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들고 나온 15000원짜리 지폐에서

면벽 중인 그녀와 난 고요하게 바라봤다

주저리 육십을 넘긴 기억들을 매달고서 

 

해 질 녘 뿌연 안개가 돌담을 타고 넘다

반쯤 닫힌 문 앞에서 가슴에 칼금 긋듯

뜨거운 빛과 어둠의 경계를 부려놓았다

 

눈 쌓인 늑골이 한순간 움찔거리고

우수수 먹물 같은 어둠이 짙어질 땐 

선창가 바다 비린내가 덩달아 허우적댔다

 

사방으로 흩어지던 층층 한 붉은 불빛 

텅 빈 방이 되어버린 마음 구석에 멈췄다

한끝이 기울기 시작한 벼랑에 기댄 사람처럼

 

 

 

[이상호 시조시인 약력]

 - 전남 장성군 삼서면 대곡리 한실 출생

 - 전남대학교, 광주대학교 대학원 졸업

 -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문예창작 전담강사

 - 문학박사,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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