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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리 -시인 임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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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1-27 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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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보통리, 들판에 서면 들린다

산기슭의 나무들 수런거리는 소리

보리밭에서

푸른 생명들이 피어나는 

그 눈부신 소리 들린다

 

가슴 넓혀놓고 살라고 한다

겨울 보통리에 가면

눈 쌓이듯 아늑히 쌓여가는

그리움이 봄을 부르고

사랑해야 한다 모두 사랑하라고

바람이 따라오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보통리 그 들길을 걸으면

인근 산들이 어깨를 두드리며

맑게 흐르는 물처럼,

山처럼 살라고 한다

 

눈 내리던 보통리에

오늘은 비가 내려

꿈꾸는 초목을 적시고

비에 젖은 나도

꿈꾸는 겨울 나무가 된다

 

아, 나무처럼

보통리에 뿌리 내리면

분홍 손수건 흔들며 흔들며

진달래 피어난다

진달래꽃 천지에 가득하다.

 

 〔임병호 시인 약력〕

경기 수원 출생.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계간 《한국시학》 발행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4인시> 동인. 제1대 수원시인협회 회장, 34대. 35대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역임. 제1회 경기도 인간상록수상 문학부분(1978), 제1회 수원시문화상(1984), 제1회 올해의 경기문학인상(1984), 제1회 한국문인상(2000), 제14회 한국예술문화상 문학부문 대상(2000), 제1회 백봉문학상(2015), 제21회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2019) 외 다수 수상. 시집 『환생』(1975), 『광교산 가는 길』(2020) 등 2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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