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새해 일출을 보며 -시인 진순분
  • 포켓프레스
  • 등록 2021-12-31 17:03:49

기사수정

 

보라, 마침내 붉은 해가 떠오른다

방금 바다에 해가 떠오른 순간

저마다 간직한 소망도 함께 빛난다

아름다운 생명의 광채 

사랑하라, 사랑하라

잘 닦은 마음 거울 하나 밝히듯

뜨거운 핏줄 타고 맥을 짚어오는 이 땅 

저 빛나는 해를 보는 것은 살아있음의 축복이다

 

춥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으랴

엄동설한에도 밟으면 밟을수록

푸르게 일어서는 청보리의 삶

문득 세상의 모난 것이 둥글어질 때

가장 겸허한 순간 용서하라, 용서하라

겨울이 깊을수록 따스한 봄이 멀지 않듯

하늘과 바다가 한 몸이 된 새해 아침 

瑞雪을 머리에 얹은 경건한 소나무

겸손히 귀를 열고 天音을 듣는다

 

 

[진순분 시인 약력]

1990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문학예술』 시 등단

윤동주문학상, 시조시학상 본상, 한국시학상, 수원문학작품상 수원예술대상 외 다수 수상

시집 『익명의 첫 숨』 외 5권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감사,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이사, 수원문인협회 수석부회장. 한국문인협회. 국제PEN 회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