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여울 휘돌아 나간 물길에
두루미 날개 접는 한낮
청설모 놀다 떠난
고석정 난간 아래
가슴 저린 눈물
무심히도 흐르고
지경(地境)을 넘나들던
꺽정의 고함소린
철조망에 꺾여
노동당사 마당에
쉰 소리로 앉았구나
주상절리 계곡 어디쯤엔
이름 모를 병사의 낡은 철모가
아직도 삭고 있을까
얼음 풀리면 흐드러지게
민들레꽃 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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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석 시인 약력]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문학미디어 등단 (2013)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교장 역임, 현 서울시인협회 사무국장
시집 <자자를 아시나요>, 자유민주시인상 대상 수상